이웃 블로거의 세바시 참가 글을 보고 나 또한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다. 평소 유튜브로 자주 시청했었기에 말이다. 사람이 워낙 많아 30분 전에 미리 가서 줄을 서야 한다. 그래야지 좋은 자리를 미리 선점할 수 있다. 노트북도 가져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CBS 구범준 PD 대표의 소개 멘트에서 강연 끝나고 맹구처럼 질문해달라고 말했다. 위트있으시더라. 돈 내고 와서 주무시면 안 된다고도 했다. 그렇다. 이 강연은 3만원이라는 강연비를 내야 한다. CBS 박재홍 아나운서의 위트있고 유머러스한 진행으로 이어졌다. 강연 후 정리를 잘해주시고 말씀을 조리있게 잘하셨다. 검색해보니 하버드 대학원 석사 출신이다. 강연 전 주최측에서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카훗(Kahoot)이란 어플을 사용해 퀴즈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했는데 대단히 재밌었다. 강연 몰입력을 높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이런 센스있는 강연 기획도 중요한 요소라고 느꼈다. 나중에 프레젠테이션하는 데 써먹어야겠다.
1. 장석주 시인
처음 본 분이다.
의식주 만큼 중요한 것이 지적 생활의 욕구. 본인은 새벽 4시에 일어난다. 책 읽기는 자아 성찰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수단이다. 독서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우리는 책을 왜 읽을까. 거인의 어깨 위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나는 1년에 800권-1000권의 책을 읽는다. 서재에 4만여 권의 책이 있고 하루에 8시간 독서한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꼭 기억하려 하기보다는 저자와 대화하려고 노력하라. 책 읽는 뇌는 책 쓰는 뇌로 바뀐다.
2. 서민 교수
사실 서민 교수님의 강연을 들으려고 세바시에 신청했다. 좋아하는 스포츠 기자님이 서민 교수님의 경향신문 칼럼을 읽어보라 해서 '서민적 글쓰기' 책도 사서 읽게 됐다. 샘터에도 글 기고하시고 여성신문에도 글 쓰시는 명필가 서민 교수님. 그의 본업은 교수지만 글도 여러 편 쓰시는 걸 보면 참 대단하시다.
본인은 세바시에서 4번 강연했다. 책을 읽어야 자기 생각이 만들어지고 글을 쓸 수 있다. 책이 주는 혜택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공감능력 둘째, 인내심 셋째, 논리력. 우리나라 상위 40%는 1년에 책 1권도 안 읽는다고 한다. 역대 최저 독서율. 혼인 안 하고 초혼 연령도 늦어지는데 이건 인내심 부족이다. 책 읽고 결혼하자. 우리나라에 난독증이 왜 이렇게 많은가. 또 설명충이라는 단어는 왜 등장한 걸까. 책을 안 읽어서이다.
매년 50권의 책을 읽는 빌 게이츠. 책을 안 읽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빌게이츠보다 바빠요?" SNS는 허세다. 맛있게 보이는 음식 찍어서 SNS에 올리죠? 그럼 1주 후는? 1달 후는? 1년 후에는? 그 음식이 영원한가? SNS는 휘발성이 강하고 허세에 불과하다(나는 이 대목에 적극 동의한다. 2014년 전역 이후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한 번도 안 한 내가 자랑스럽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책을 한 번 읽어봐라.
소설은 재미와 더불어 공감 능력, 인내심, 논리력을 준다. 본인은 소설6, 인문과학3, 자기계발1 분량으로 나눠서 책을 읽는다. 인터넷 서점의 파워블로거 글을 읽어봐라. '로쟈의 저공비행'을 추천한다. 자기 취향에 맞지 않는 건 굳이 읽으려 하지 말자. 책을 읽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더 이상의 문명은 없다. 2-3개월에 한 번은 고전소설을 읽었으면 한다. (강의가 끝났을 무렵 교수님이 유머러스하다고 말한 사회자에게) 유머도 학습의 결과다. 웃기고 재밌는 얘기도 외운다.
3.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
과시적 독서가로 나를 소개하겠다. 본인은 가방에 책 한두 권은 넣어 놓고 다닌다. 책장보다는 책상 위에 책을 두고 3-5권을 동시에 읽는다. 대화도 수준이 맞아야 한다. 책을 많이 사야 많이 본다. 음식도 많이 시키면 많이 먹는 것처럼. 독서는 저자와 독자의 대화다. 어려운 책을 읽어봐라. 안 읽는 것보다는 낫다. 책은 왜 읽는가? 좋은 운동은 몸의 근육을 만든다면 좋은 독서는 생각의 근육을 만든다. 책의 내용이 어렵다면 청소년 코너에 가서 만화책이라도 읽어보자. 끝으로 책 잘 읽고 잘 사세요.
Q&A 시간이 최고의 시간이었다. 유튜브 영상에는 볼 수 없다. 각자 솔직담백한 언급이 많았다. 역시 현장을 가봐야 한다. 영상과 현장은 차이가 있다. 질문하는 사람도 많아서 발언권을 얻는 것도 매우 치열하다. 본인은 청와대 신년기자회를 떠올려서 서민 교수님의 책을 번쩍 들어 어필했다. 결국, 2번째 순서에 발언권 획득. 와, 두 손 번쩍 들어 질문하는 청중도 있었다. 청와대 기자회견장인 줄. 그만큼 치열했다. 최근 페미니즘 소설을 인상 깊게 읽어 그 부분을 질문했다.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정희진 작가님의 '페미니즘의 도전'이라는 책을 꼭 읽어봐야겠다.
'최근 영상 매체가 뜨고 있는데 인쇄 매체가 주는 장점'에 대해 질문한 게 인상 깊었는데 김봉진 대표는 논문이 왜 있겠냐며 불편해야지 오래 기억에 남고 성공한 사람들은 영상이 아닌 책으로 성공한 걸 봐서는 아직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반문했다. 서민 교수님은 누군가가 드라마 보다가 503호로 갔다고 맞받아쳐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가방 구석에 깊숙이 넣고 다닌다는 서민 교수님의 답변도 기억에 남는다. 와이파이 잘 안 터지는 뉴욕 지하철에서 왜 독서를 많이 하는지 생각해보라며. 김봉진 대표가 나는 디자인 분야에서는 No.1이 아니었는데 창업가 분야에서는 No.1이 됐다고 소개한 것도 아주 감명 깊었다. 나의 영상 스킬은 영상 분야에서는 No.1이 아니지만 스포츠 분야에서는 무슨 일을 하든 No.1이 되리라. 배달의 민족은 독서 구매비가 무제한인데 몇몇 직원이 카드깡(결제하고 나중에 취소하는)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도 대표님은 다 이해해주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