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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ots life2

정정용 감독의 지도 철학

출처: 11월 12일 KBSN 스포츠 인터뷰


국립국어원을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말하길 "최근 수원에서 열린 U-19 컨티넨탈컵 국제 축구대회 보셨어요?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나이지리아,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을 했어요. 어찌나 잘하던지... 그 뿐만 아니라 전술도 굉장히 좋았고 골을 넣은 선수가 감독에게 달려가 같이 환호하는 세레머니를 하는 것을 보고 저절로 아빠 미소가 나오더군요!"라고 즐거워 했다.

 이번 대회에서 감독을 맡은 정정용 감독, 그에게서 대한축구협회 D급 지도자 강습회를 받았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작년 8월 중순쯤, 정정용 강사의 지도 아래 5일 동안 지도자의 마음가짐, 유소년 코칭 방법 등을 배웠다. 정 강사는 선수를 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일찍 선수 생활을 접고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고 했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 축구 지도자의 교육 방식에 대해 "우리나라 코치들은 개인기를 자주하는 선수들을 지나치게 싫어한다, 그러면 선수들은 코치의 쓴소리에 기가 죽어 그라운드 위에서 몸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면서 "개성 있는 선수를 인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가 기자회견에서나 경기장에서 예의가 없다고 '인성 문제'를 운운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그런 것도 그 선수의 개성이고 존중해줘야 한다"고 자신의 축구 철학을 담담하게 얘기했다. 슈퍼스타 이승우가 골을 넣을 때마다 정정용 감독에게 다가가 세레머니를 하는 게 이해가 되는 장면이다. 

 "왜 그렇게 지도하느냐"라는 우려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만의 철학으로 묵묵히 지도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친한 한 사람에게 국가 연설문을 수정하게 하고, 그녀의 말 한 마디에 일 잘하는 문체부 국장을 "나쁜 사람이더라"라고 표현해 좌천시킨 박 대통령의 모습과 정 감독의 모습을 같이 보니 나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실소를 금치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