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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후기

전 배드민턴 국가대표 김대성 선수 레슨 후기

 

처음에 그를 알게 된 것은 배드민턴코리아 잡지를 통해서이다. 배드민턴코리아에서 레슨도 진행하고 있고 그의 인터뷰를 샅샅이 정독했다. 석사에다 자기관리의 대명사라고 나름 믿을만하다고 생각해서 수소문 끝에 그의 연락처를 구했다. 수원다목적체육관에서 화, 목 아침 7시부터 17시까지 레슨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비용은 월 10회에 10만원. 레슨 시간은 30분. 자격증 관련도 있었지만 비용과 거리를 떠나서 나는 정말 배드민턴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었기에 신청했다.

우선 체육관 입장비는 천 원이고 그에게 레슨을 받기 위해 서울 강남에서 빨간 버스를 타고 수원까지 가야 했다. 뭐 잘만 배울 수 있다면 거리는 크게 신경 쓰는 편이 아니었다. 1회 2회는 괜찮았는데 3회부터 느낀 점이 있었다. 그가 레슨 중간중간에 끊임없이 핸드폰을 한다는 것이었다. 책상 위에 라켓 하나를 밑에다 걸치고 핸드폰을 위에다 올려놓는다. 그리고 3명이 번갈아 가면서 레슨받는데 1명 끝날 때마다 계속 핸드폰을 하더라. 나도 학생들 지도할 때는 핸드폰을 만지지 않는다. 핸드폰을 하다 보면 집중력이 끊어질 수밖에 없다. 레슨받기 전에 '아예 휴대폰을 걷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심각했다. 나는 그한테 레슨을 받기 위해 서울 강남에서 2600원 빨간 버스를 타고 2시간에 걸쳐서 오는데... 좀 더 찾아보니 공공시설법을 위반한 개인 불법레슨이었다-_-...

너무 화가 났고 기분이 나빴다. 결국 그한테 4회를 끝으로 그만한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에게서 3분도 채 되지 않아 "아무래도 거리가 멀어서 그러시죠?"라는 답을 받았다. 아마 나의 문자를 받는 순간에도 레슨하면서 핸드폰을 하고 있었으리라. 이 블로그에 정확히 명시해야 겠다. "나는 당신한테 거리 때문에 레슨 안 받는 거 아닙니다' 내가 피 땀 흘려 번 10만원이 아까웠다. 결국 또 수소문 끝에 지도자 라이센스가 있는 60대 A조 분한테 1시간 반 속성 레슨을 받았고 대만족했다. 더군다나 인연이 있었던 관계로 무료로!

나는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한테도 레슨을 받아보고 올림픽 국대 출신한테도 다른 종목 레슨을 받아봤다. 프로 출신한테도. 내가 수많은 지도자 강습회를 거쳐봤고 지도자 경력 6년이어서 알고 있다. 명성에 맞게 잘 가르치는 분도 있었고 명성에 취해 어깨만 높아져서 핸드폰만 하고 대충대충 가르치는 지도자도 숱하게 봤다.

레슨 선생님이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올림픽 국가대표 출신이면 뭐하나? 현실은 핸드폰 중독자인데...

그렇다면 좋은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단추는 수강생이 현명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스포츠 레슨 시장에는 강사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수강생과 회원들도 조금은 더 현명해지고, 본인도 보다 나은 서비스를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수강생과 회원이 현명해질수록, 실력 없는 강사도 줄어드리라 생각한다. 비단 스포츠 레슨 시장뿐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