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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한 장 글쓰기

스포츠 리터러시를 생활체육에 연결하기(농구)

'동영상으로 독학했어요' 지난 2013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에서 4위를 기록, 2015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케냐의 줄리어스 예고(Julius Yego). 예고는 '창던지기' 종목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아프리카 선수가 됐다. 전문적인 창던지기 훈련이 불가능한 케냐. 예고가 택한 훈련 방법은 유튜브 '인터넷 강의'였다. 창던지기의 전설인 체코의 '얀 젤레즈니'와 기술이 좋기로 유명한 노르웨이 '안드레아스 토르켈드센'의 유튜브 동영상을 보며 '독학'했다. 그래서 그가 얻은 별명이 '미스터 유튜브'.

 

이제 유튜브로 금메달을 따는 시대다. 능소양 측면에서 생활체육 동호인도 프로선수처럼 트레이닝할 수 있다. 유튜브에 영어로 검색하면 세계적인 선수의 노하우가 나온다. 운동 역학적으로 분석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내가 금메달리스트가 된 기분이다. 혹은 영상에 나오는 전문 지도자한테 돈을 내면 현장에서 직접 배울 수 있다. 재능 공유 사이트인 탈잉이나 크몽에 들어가면 축구, 농구 등 전문 지도자의 레슨 프로그램이 있다. 아니면 유튜브 개인 채널에서 구글 설문지 양식을 작성하고 돈을 입금하면 된다. 미디어가 발전하면서 생활체육 레슨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취미로 운동을 하지만 동호인들은 능지심 욕구가 매우 많다. 최근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에서는 정순주 아나운서(MBC스포츠플러스) 내래이션을 입혀 대학생 대상으로 농구레슨 전문 영상을 네이버TV로 송출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스포츠매거진 시스붐바는 네이버TV 채널에서 현역 농구부 선수가 나와 3점슛과 레이업, 유로스텝을 가르친다. 능지심을 향한 일반 동호인의 학습 환경이 정말 좋아졌다학교체육 현장에서는 서울창덕여중 김의진 선생님이 가장 잘 활용한다고 생각한다.

 

서울대학교 농구부 감독인 위성민 선생님은 말했다. “농구의 꽃은 바로 농구심판입니다. 농구심판이 농구를 즐겁게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소양 측면에서 생활체육 농구를 말하자면 바로 규칙을 빼놓을 수 없다. 스포츠 리터러시도 순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능소양을 기르면 저절로 지소양을 기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동아대학교 농구동아리 출신인 KBL 장준혁 심판, WKbL 김경민 심판, 대한농구협회 신기록 국제심판이다. 당사자한테 듣기론 이 3명은 농구가 좋아 농구동아리에 들어갔다. 그러던 중 농구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농구심판 강습회를 듣게 됐고 농구심판이란 직업을 갖게 됐다고 한다. 농구를 더 좋아하게 된 건 물론이다. 필자가 만나본 KBL WKBL 대한농구협회 모든 심판들은 누구보다도 농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어떤 한 종목을 입문한다고 할 때 지소양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규칙을 공부하는 거라 생각한다.

 

학생들이 마이클 조던은 못돼도 마이클 조던처럼 농구를 좋아할 수 있어요하나로 수업을 진행하는 전 군포중학교 박영권 체육교사는 2015 KBS ‘스포츠 - 여학생들이 농구와 친해지는 수업방송에서 활기차게 말했다. 박 선생님은 땀 흘리기 싫은 여학생들에게 1. 방과후 농구수다 2. 농구 모임 3. 공과 친해지기 3단계를 권한다. 학생들과 같이 프로농구 경기를 관람하고 모임을 통해 역할 분담을 나눈다. 그 후 재밌는 실기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농구에 입문한다. 이러한 과정은 비단 학교체육뿐만이 아닐 것이다. 생활체육도 동일하다. 실제로 농구심판 강습회에서 특정 농구선수를 좋아하거나 농구 보는 게 좋아 수강했다는 사람을 몇몇 봤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분은 선일여자중학교 농구선수 자녀를 둔 어머니였다. 2014 대한농구협회 심판강습회에서 만났다. 어머니는 딸의 농구경기를 더 이해하고 싶고 딸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 농구심판 강습회에 신청했다고 했다. 찾아보니 딸은 학교 주득점원인 에이스였는데 왜 에이스인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원래 학교 폭력 예방 취지에서 학교스포츠클럽이 시작되었지만, 저는 라이프 스킬을 가장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게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16년차 송파구 여성축구단 주전 미드필더이자 학교스포츠클럽 여자축구 다수 우승, 준우승을 만든 전 가락고등학교 이정미 체육교사는 힘주며 말했다. 이 선생님의 제자는 졸업하고 생활체육으로 축구를 계속 한다고 한다. 어찌 보면 생활체육은 학교체육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