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자단 기사 모음/스포츠둥지기자단 7기

‘휘슬’이라는 무기를 갖고 ‘코트’라는 전쟁터에 나선다

 

 

 

“야! 이게 왜 파울이야? 한 번만 더 그러면 알아서 해라.” 그 아저씨는 아주 뻔뻔한 말투로 쏘아붙이며 태연하게 공을 다시 잡았다. 참으로 기가 막혔다. 모든 사람들이 봐도 그 장면은 파울이었는데, 어떻게 그런 언행을 할 수 있는지. 마음이 넓은 내가 참았다.

1분 1초, 소숫점자리 까지의 경기시간을 해서 승패가 좌우되는 스포츠가 어떤게 있을까. 바로 농구이다. 심판의 판정이 경기의 승패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그만큼 농구심판들의 책임도 막중해질 수 밖에 없다. 흔히 스포츠는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한다(Sport is war minus shooting) 농구심판은 ‘휘슬’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코트’라는 전쟁터에 나선다. 억울해야하는 선수들의 표정,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하는 코치, 관중들의 난무하는 욕설에도 굳센 마음가짐으로 공평하고 냉철한 판정을 한다. “내가 옳을땐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지만 틀릴땐 누구도 나를 까먹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심판은 100번 잘해도 아주 큰 틀린 판정을 한 번 하면 그 심판은 비난을 받는 심판이 된다. 이렇게 외롭고 쓸쓸한 ‘극한’직업을 전업으로 하는 심판이 있다. 대한체육회 상임심판, 대한민국 국제심판, 심판부 총무 등 기량이 출중하다. 거기에 체육인재육성단(구 체육인재육성재단) 주관으로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교육과정 중급연수’까지 교육을 받고 있을 정도로 학구열이 뜨겁다. 그 심판은 바로 대한민국농구협회 김청수 심판이다. ‘심판’ 출신인 필자가 부푼 마음을 가지고 만나보았다.

 

 

체육인재육성단(구 체육인재육성재단)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교육 과정’(중급)을 수강기

 

 

 

김청수 심판은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교육 과정’을 수강하기 전 체육인재육성단(구 체육인재육성재단)과의 인연이 깊었다. 2012년에 국제심판 자격증을 취득한 후 2014년 ‘국제심판 양성사업 상임심판 전문교육과정’에 참여했기 때문. 이 과정은 심판능력향상(경기상황의 갈등관리, 협상능력개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자기관리전략으로 이루어진 전문역량교육(60시간), 외국어교육(120시간), 심판 선진국 현장실습 등의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현장감 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돼 교육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해외연수로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 갔다 오기도 했다. NBA 경기도 봤다. 거기서 NCAA 심판들이 어떻게 운영되고 평가됐는지 배웠다. NCAA 운영체계나 인디애나 대학 농구부 운영이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도 익힐 수 있었다.

 

“‘국제심판 양성사업 상임심판 전문교육과정’을 수강하면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그 후 체육인재육성단(구 체육인재육성재단) 교육과정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됐다. 전에 체육인재육성단(구 체육인재육성재단) 사무실이 대한농구협회 사무실 바로 옆이기도 해서 소식을 더 빨리 접했다. 공문도 협회로 내려와서 심판총무가 심판들에게 알려줬다. 다른 종목의 심판도 마찬가지겠지만 농구심판의 특성상 김천, 상주 등 지방대회가 많아 학원을 다니기 힘들다. 그러던 중 이 외국어교육(중급)과정 채용공고를 보고 고민없이 지원했다. 무엇보다 국제심판으로서 영어를 더 잘하고 싶었다.”

 

현재 우리나라 농구 국제심판은 15명이다. 국제심판은 말 그대로 일본, 대만 등 각 다른 나라와의 농구 경기에서 심판을 보는 것이다. 심판을 잘 보는 것은 둘째고, 첫 번째로 동료 심판과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 되어야 한다. 그럴려면 국제심판은 어느정도 외국어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는 “국제심판은 영어를 못하면 살아남기 힘들다”며 “대학교 다닐 때는 외국어 학원을 다녔다. 국제심판 시험 치기 전에는 외국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국제심판 시험은 필기도 영어로 치고 인터뷰도 영어로 하기 때문이다”라고 국제심판의 외국어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국내 농구경기 규칙도 FIBA(국제농구연맹) 규칙을 쓰기 때문에 번역을 해서 교육을 했다. 2014년에 규칙이 개정됐을 때는 직접 우리말로 번역하는 초안 작업을 해서 협회로 보냈다”며 국제농구연맹 규칙을 쓰기 때문에 번역할 때 영어능력은 필수라는 것을 덧붙였다.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 교육과정 국내연수(중급)’은 서류접수-1차면접-2차면접(외국어능력시험)으로 교육생을 선정한다. 내년에 교육받고 싶은 예비 교육자들을 위해 1차면접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고 했다.

 

“지원동기 등 일반적인 질문들이었다. 가장 중요하게 느낀 것은 면접관이 본인이 열심히 참여할 수 있는 적극성을 유심히 봤다. 외국어를 못하고 잘하고를 떠나서, 하다가 그만두는 사람은 관심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 면접관에 원어민이 있어 외국어 질문이 있다. 난해한 질문은 없었고 일상생활을 물어보는 평이한 질문들이었다. 나같은 경우 ‘농구심판은 경기가 많은데 참여율이 저조하면 수료를 못한다, 괜찮은가’라는 질문이 있었다.(<스포츠둥지>에서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교육과정 국내연수 입교식을 취재한 김민규 기자는 “대화를 나눠보니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고 싶은 굶주림이 눈에 보였다.”며 “이 연수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게 뚜렷했다.”고 교육생들의 열정에 감탄했다.)

 

그래서 ‘종별선수권’같은 공식경기 이외에는 다 참여할 수 있다, 재작년에 국제심판 역량강화교육도 수료했고 열심히 할 의사가 강력하다고 답했다.”2차면접은 외국어능력시험이다. 시험구성은 인터뷰 40점, 독해 60점(청취 15점, 쓰기 45점)으로 진행됐다. 김청수 심판은 “독해는 토익에 가까운 기초 문법들이 출제됐다.”며 “인터뷰는 원어민들이 1차면접 때와 같이 기본적인 것들을 물어봤다.”고 면접 당시 상황을 전했다. 누군가는 이 교육과정이 ‘무료’여서 교육적인 ‘질’적 부분에서 차라리 강남에 있는 유명한 외국어 학원이 더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일반 사설 학원은 직장인이나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 남남으로 교육을 듣는다. 하지만 이 교육과정은 스포츠 쪽에서 종사하는 사람들끼리 공식적인 행사로 같이 수강하니까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질’적인 부분은 체육인재육성단(구 체육인재육성재단)이 한국외대에 외주를 줘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외대 강사가 직접 강의한다. 직접 교육을 받으면서도 교육적인 부분이 떨어진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이 교육과정은 ‘첫 10주간 출석률 저조, 시험 미응시 등으로 인한 기준미달시 중도탈락, 본인의 귀책사유(무단결석 등)로 인한 중도포기 및 미수료시, 향후 3년간 동 사업에 참여할 수 없음’이라는 조건이 있다.

 

“대학농구리그 같은 경우 평일 매일 경기가 있는데 그렇다고 매일 배정받는 것은 아니다. 보통 2,3번 배정을 받는데 받는 날은 협회에서 문서를 받아 체육인재육성단(구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30%는 공결처리(수업으로 인정)를 해준다. 지방 말고 서울이나 경기도권에서 배정이 있는 날은 평일 전부 5시에 경기가 시작돼서 6시 반이나 7시에 끝나기 때문에 조금 늦어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최대한 출석을 할려고 하고 천안이나 광주 같은 지방에 배정이 있는 날은 수업을 빠지기 때문에 무척 아쉽다. ‘종별선수권’ 같은 공식경기는 대회가 일주일 간 있는데 그 기간에는 오랫동안 빠져 안타깝다.”

 

국제스포츠인재양성 국내연수(중급)은 12월 14일(수)에 교육연수가 끝난다. 연수 후 진로계획이 궁금했다.

“외국어를 배운 것을 국제대회 심판을 볼 때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은 당연한 거고, 국제심판 나이제한이 50세 인데 심판을 계속 한다는 가정 하에 50세 이후 instructor(심판교육관)에 관심이 있다. commissioner(커미셔너: 본부석에서 심판,타이머,기록원 등 모두를 통제하는 직책)제도도 도전해보고 싶다.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instructor와 commissioner가 한 명도 없다.

 

 

■ ‘농구심판’ 김청수가 아닌 ‘사람’ 김청수를 말하다

김청수 심판은 작년 <스포츠둥지> 양솔희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일반 회사생활을 하다 농구에 대한 열의가 강해 전업심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정된 회사생활을 계속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떤 계기로 전업심판으로 전향하게 됐을까.

“2002년도에 대한농구협회 7기 신임심판교실을 들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YMCA에서 심판을 보고 실력을 쌓으면서 정식으로 2005년도에 처음으로 심판을 보게 됐다. 그 해에 난 학생이었는데 위원장 님이 바뀌고 배정이 적어서 전업으로 심판을 하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2006년도에 회사를 들어가면서 협회에 나왔는데 2009년에 심판을 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들어갔다. 그 후 1년 동안 경기부로 일을 하면서 2010년에 정식으로 심판을 보게 됐다. 심판을 ‘직업’으로 하고 싶은 가장 큰 동기는 회사 다니면서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그 일 이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13년차 농구심판이 됐다. 하지만 10년을 해도 어려운 것이 농구심판이다.

 

그는 대학교 재학시절 심판 뿐만이 아니라 ‘스포츠조선 대학생명예기자단’을 했었다. 현재는 심판이 직업이지만 학생 시절 기자단 활동을 했던 것이 흥미롭다. 그것도 ‘스포츠조선’에서.

“대학교때 꿈이 스포츠 신문기자랑 프로농구심판이었다. 스포츠가 좋아서 대학생명예기자단에 지원하게 됐다. 기사를 3~4개 정도 일면지에 실었는데 능력이 안돼 많이 글을 쓰지는 못했다. 열심히 했었고 그때 활동했던 동료들은 지금까지 모임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맺은 인연 중 한 명이 유명한 ‘독도홍보대사’ 서경덕 교수다. 내 기수에 인재가 워낙 많았다. 그 외에 엠비씨, 티비조선, 엠비엔 등 많은 언론 종사자들이 있다. 당시 메이저 신문사의 벽이 무척이나 높아서 그쪽으로 취업을 하자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농구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언뜻 보면 농구만 무척 좋아할 것 같지만 그는 사회인 야구 ‘8년차’로 야구 베테랑이다.

“대학교때 농구동아리와 함께 야구동아리를 같이 했었다. 졸업하고 사회인야구를 하면서 야구에 관심이 많아 야구심판도 했다. 야구심판은 메카닉은 물론 다르지만 멘탈적인 부분은 농구심판과 흡사하더라. 대신 농구심판과 똑같이 위치 잡는 것이 중요하다. 각도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다. 농구는 ‘컨택’의 스포츠인데 비해 야구는 접촉이 자주 없고 지극히 개인이 하지만 팀 스포츠이고, 공으로 하는 스포츠 중에 정적이면서 동적인 것이 매력적이었다.

 

 

 

 

 

■ ‘농구심판’ 김청수를 말하다

현재 그는 올해 초부터 대한농구협회 심판부 ‘총무’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한농구협회 심판부의 행정적인 일은 모두 그가 한다. 심판들의 배정 전달과 심판 위원장과 심판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해주는 중요한 사항도 그의 몫이다. 일반 회사농구대회나 교회 농구대회같은 경우 심판을 섭외하는 일도 한다.

“심판 관련된 일은 협회에서 공문을 받아 모든게 총무 쪽으로 다 넘어온다. 전화가 계속온다. 만약 무슨 대회가 있으면 심판 가용 인원을 확인한다. 각자 심판들의 시간계획을 확인해서 몇 명 인원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간사 님이나 위원장 님께 보고드린다. 중간에서 연결을 잘 해줘야 한다.”

김청수 심판은 2015년 제26회 FIBA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국제심판으로 배정받아 중국 우한에 다녀왔다.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있다면 그는 국가대표 ‘심판’이었다. 아시아선수권대회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할 티켓이 주어지는 중요하고 큰 대회이다. 실제로 대회 기간 중 심판으로 배정이 됐다.

 

“아시아에서 하는 메이저 대회에서 내가 갔다는 것에 대단히 영광이었다. 좋은 기회였고 다른 아시아 심판의 스타일을 배울 수 있었다. 아시아 심판위원장이나 커미셔너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직접 들을 수 있어 흐름을 파악했다. 우리나라 팀에게는 심판으로서 저 심판이 트래블링을 주의 깊게 분다, 이 심판은 파울 콜의 기준이 높다 등 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었다.”

김청수 심판이 최근 심판을 본 큰 경기가 5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이상백배 한일대학선발농구대회다. 이상백배 농구대회는 한일 양국 농구 발전에 큰 공을 세운 고(故) 이상백 박사의 뜻을 세우고 두 나라 대학 선수들의 친선 교류를 목적으로 1978년 창설됐다. 명색은 교류전이지만 피할 수 없는 숙명의 한일전 농구대회 이기도 하다. 그는 1차전, 3차전 ‘주심’으로 심판을 봤다.

 

“작년에는 대학농구연맹 심판이 이 경기 심판을 봤었다. 이 대회는 처음 심판을 봤는데 매우 영광이었다. 전통이 있는 교류전이기 때문이다. 자존심 싸움이 있기는 하지만 기량 차이도 많이 나고 친선 경기이기 때문에 외국 국제 경기보다는 부담감이 덜 하기는 하다. 일본 선수들은 우리나라 심판 3명이 다 경기에 들어가서 우리나라에게 유리한 판정을 해준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난 정확히 5대5로 보자고 결심한다. 심판에게 사심 따위는 사치다. 예전에는 일본 심판이 한 명 왔었는데 이제는 일본에서 이상백배 대회가 열리면 일본심판 3명이, 우리나라에서 열리면 우리나라 심판 3명이 본다.”

작년 시즌 프로농구경기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24초 논란 때문에 심판들이 대중들의 비난과 지탄을 받았다. WKBL(여자프로농구연맹)의 한 심판은 심판을 ‘극한직업’으로 표현을 했다. 오죽했으면 ‘극한직업’이라는 단어를 썼을까.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심판이란 직업은 어떤 직업인지 궁금했다.

 

“나도 심판이라 동감한다. KBL, WKBL 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농구협회도 마찬기자다. 내년이 문제가 아니라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심판이다. 오늘 게임 들어가서 휘슬 한 번 잘못 불어 문제가 생기면 징계를 먹어 배정이 없다. 그래서 WKBL 심판이 그런 표현을 썼지 않았을까. 심판은 드러나지 않는 것이 잘 하는 심판이다. 관중들은 트래블링을 정확히 불어서 잘 보는 심판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심판은 경기 끝나고 코치, 선수들, 학부모, 관중, 언론의 입에서 심판의 ‘ㅅ’자도 안 나오는 것이 제일 좋다.”

 

모 인터넷언론사의 기자 한 명이 유독 농구심판 비난기사를 적나라하게 쓰기로 유명하다. 심판들 사이에서는 이 기자를 모르는 심판은 없다. 누리꾼들은 그 기자의 기사를 보고 심판들을 욕하는 댓글을 쓰기 바쁘다. 그런 기사로 인해 대중들의 심판에 대한 신뢰는 갈수록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동료 심판이 본 경기에서 그 기자가 심판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는데 분명히 Fact가 아닌 것이 있었다. 심판을 비판해서 기분이 상한게 아니라 객관적으로 봐도 제일 중요한 Fact(사실)을 안 썼다는 것이다. 비판을 하려면 사실에 입각해서 해야 한다. 그게 좋은 기자라고 생각한다. 단지 비난의 기사가 아닌 사실에 입각한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기사였으면 좋겠다.”

 

경기부와 심판을 업으로 삼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의 엘리트 농구 같은 경우 ‘자원봉사’ 개념으로 도시락 ‘벤또’ 하나 주고 학교 체육선생님들이 경기 심판을 보고 해당학교 학생들이 경기부를 한다고 한다.

 

“일본은 100% 주말리그라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방학때 모든 팀이 모여서 경기를 한다. 유럽이나 미국도 마찬가지다. 클럽제이다. 우리나라는 지방에서 대회가 자주 있고 주말리그를 100% 하지 않는다. 현실에 안 맞아 일본처럼 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할려면 100%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학기중에 철저히 주말에만 경기를 하게 하고 방학때 토너먼트 게임을 해야 한다. 심판도 우리나라와 달리 상당히 많다.”

국제스포츠인재양성 외국어 교육과정 국내연수 입교식에서 <스포츠둥지> 김민규 기자의 대한민국농구협회 이경환 심판 인터뷰 중 “한국심판이 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지만 회의나 미팅을 할 경우 의사소통에서 조금 불편한 점이 있기 때문에 주심으로 잘 배정이 되지 않는다”고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일 리가 있다. 실력이 모자라서 있을수도 있겠지만 실력이 비슷하다면 의사소통이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로봇이 심판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심판을 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심판 중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하는 심판은 몇 명 없다. 의사소통을 제대로 하는 심판이 소수다. 비판하는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다.”

재작년인 2014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인 아시아퍼시픽농구대회가 있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결승전에 김청수 심판이 배정이 됐는데 하필 그 경기에서 연세대 정재근 감독이 심판에게 박치기를 하는 매우 불미스러운 사건이 벌어졌다. 대중들은 감독이 심판한테 저래도 되느냐, 명색이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인데 우리나라 망신시키냐, 정말 창피하고 부끄럽다 등 난리가 났다.

 

“우선, 정재근 감독이 박치기를 하게 만든 장면은 비디오로 다시 돌려봐도 파울이 아니었다. 정재근 감독과는 대회때 심판들한테 서로 인사하고 덕담도 나눌 정도로 사이가 좋았다. 그 전에 계속 판정에 불만이 있어 그게 쌓여 터진 것 같다. 대중들은 감독이 난폭했다고 했지만 난 내가 100% 심판을 잘 봤다면 그런 일이 없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재근 감독의 행동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지만 심판으로서 내가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2012년 부산사건으로 2008년 1월부터 1억 9천만원의 심판위원장 횡령으로 심판이 도마위에 오르는 사건이 있었다. 쉽게 말해서 돈을 받고 경기의 승패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지금은 대한민국농구협회 심판부의 상황이 궁금했다.

 

“내가 아는 선에서 돈을 받는 심판은 일체 없다. 내 모토가 ‘스포츠는 낭만이 있어야 한다’이어서 그런 것은 정말 증오한다. 심판의 처우가 열악해서 힘든 건 사실이지만 내가 알기론 전혀 없다. 현재는 청정해지고 깨끗한 심판부다.”

 

인공지능이 우리 사회의 화두이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다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기계가 세상을 지배하는건 아닌지 걱정하는 누리꾼도 있었다. 심지어 기계가 기사를 쓴다고 하는데 기계가 과연 농구심판을 볼 수 있을까.

 

“난 없다고 본다. 첫째로 스포츠에 낭만이 없어지고 농구는 ‘컨택(접촉)’의 스포츠인데 부딪친다고 다 파울이 아닌데 기계가 그걸 구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또 현대농구는 많은 접촉이 있어서 공수 양쪽에 ‘영향이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게 우선인데 “과연 컴퓨터가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라인크로스, 터치아웃은 사람보다 정확해서 비디오 판독을 하는 거지만 그 이외는 힘들다고 본다.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대체할 수는 없다.”

마지막으로 김청수 심판은 후배 농구심판들에게 따뜻한 덕담을 건넸다. 그는 “현재 심판 2명이 체육인재육성단(구 체육인재육성재단)에서 하는 외국어교육과정(초급)을 듣고 있다.”며 “농구협회에서도 아주 긍정적인 반응이다. 간사님, 위원장 님도 적극적으로 나를 지지해고 응원해주셨다. 정말 호의적이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농구심판들이 이런 좋은 교육을 적극적으로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가 정말 ‘농구심판’이라는 직업에 애정과 열정이 가득하다는 것을 느꼈다. 따뜻한 마음과 열정에 매혹됐다. 또 심판으로서 긍지에 감동받았다. ‘10년을 봐도 어려운게 농구심판’이란 말은 현재 농구심판을 보고 있는 필자의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 더불어 냉철한 전문성도 갖췄다. 코트에 들어서는 그의 모습을 본다. 휘슬이 그를 향해 미소짓는다. 코트에서 흘리는 땀을 ‘연료’로 삼아 ‘휘슬’이라는 무기로 힘차게 뛰어가는 김청수 심판의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출처: http://www.sportnest.kr/2513 [스포츠둥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