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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ketball story/KBL 심판

인형탈 알바 후기


캘리포니아 대학을 나온 교수님과(우리 학교에서 영어를 제일 잘한다고 말함) 모 체육 공공기관 과장님께서 자기는 학생때 아르바이트를 엄청 했다면서 그러한 경험들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말에 솔깃해 아르바이트는 단기로 한 6번, 7번? 장기로는 고디바, 파리바게트 말고는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 좋은 경험이라 생각해 인형탈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 단순히 좋은 경험이라 생각해 지원했는데 덜컥 1주일 전에 전화가 와 시간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돈도 필요해서 우선은 알겠다 했는데 겁이 났다. 이런 건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기왕 아르바이트를 한다면 나와 꿈과도 관련이 있고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는 아르바이트만 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주일 뒤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했다. 사실 인형탈을 쓰면 앞이 어떻게 보일까 궁금했다. 직접 해보니 눈에는 투명하게 돼있어 인형탈 눈으로 전방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눈이 사람의 눈과 좌우 폭이 길어 시야가 하나도 맞지 않았다. 무릎은 아예 보이지도 않아 나는 고개를 계속 옆으로 돌리면서 전방을 봐야 했다. 또, 바깥 공기가 이렇게 소중한지 몰랐다. 인형탈을 쓰니 숨을 잘 못 쉬겠더라.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절대 하면 안 되겠다. 나는 그나마 호흡에는 문제가 없었다. 사실 오래 쓰지도 않고 실 근무시간도 4시간이 채 안 되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주로 내 타켓은 어린이 대상으로 같이 사진 찍어주거나 손을 흔들어 주는 거였는데 나름 귀여운 어린이들을 봐 재밌기도 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두 번은 못하겠더라. 교육박람회에서 했는데 이런 박람회는 처음 와봤고 나중에 어른이 되서아이와 손잡고 오면 참 아이의 지성과 지적 교육에 도움이 되겠다는 걸 깨달았다. 잊지 못할 경험이었고 모 체육 공공기관 과장님과 교수님의 말씀이 맞았다. 모든 인형탈 아르바이트 생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진짜 매일 하는 사람들은 호흡기가 마이크 펠프스 급으로 좋은 거다. 끝으로 내 손에는 배추잎사귀 6장이 주어졌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